https://www.leeumhoam.org/hoam/exhibition/83
Hoam Museum of Art
호암미술관 홈페이지입니다.
www.leeumhoam.org
호암미술관에서 '25.6.29 까지 겸재 정선 전시회가 열립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아서 주말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제가 평소에 그림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전시회를 자주 방문하는 것도 아니지만,
가끔 전시회를 방문해서 작품들을 감상하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면서도 생각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마침 집에서 가까운 호암 미술관에서 겸재 정선의 전시회가 진행하고 있다고 하여, 미리 공부해보고 방문하려고 공부를 조금 해봤습니다.
그냥 그림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배경 지식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보면 또 다르게 작품이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시를 보기 전에, 겸재 정선의 생애와 대표작들을 미리 공부해보고, 혹시 전시를 관람하실 분들께도 도움이 될까 싶어 정리한 내용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1. 전시회 정보
- 전시 제목: 《겸재 정선, 자연을 그리다》
- 장소: 호암미술관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에버랜드로 562)
- 기간: 2024년 3월 15일 ~ 2025년 6월 29일
-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입장 마감: 오후 5시), 월요일 휴관
- 관람료:
- 성인(25~64세): 14,000 원
- 청년(19~24세) 및 대학(원)생: 7,000 원
- 청소년(7~18세): 7,000원
- 시니어(65세 이상): 7,000원
- 미취학아동(~6세): 무료
- 추가 무료입장 안내:
- 장애인 및 보호자 1명
- 국가유공자 및 동반 1명
- 문화누리카드소지자 본인
- 대한민국 현역 군인, (해양)경찰, 소방관 본인
- 예술인패스 소지자 본인
※ 별도 예약은 필요하지 않으며 반드시 증빙을 매표소에 제시하여야 혜택 적용이 가능합니다.
이번 전시는 정선의 주요 작품 165점을 전시하는 대규모 회고전입니다.
특히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매 시간대는 아래와 같으니 꼭 예매 후 방문하셔야 합니다.
참고로 주차피는 관람료와 별도로 유료라고 합니다.
2. 주목하면 좋은 작품들
겸재 정선의 대표작 중 일부는 이름만 들어도 미술 교과서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만큼 유명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국가 지정문화재를 직접 볼 수 있어요.
- 국보:
- 《인왕제색도》: 비 갠 뒤 인왕산의 기운을 묘사한 걸작
- 《금강전도》: 금강산의 장대한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그려낸 대표작
- 《인왕제색도》: 비 갠 뒤 인왕산의 기운을 묘사한 걸작
- 보물:
- 《신묘년 풍악도첩》, 《해악전신첩》 등 실경산수화의 집대성 작품 다수
또한 정선이 그린 《경교명승첩》, 《한강진풍경도》 같은 작품은 당대의 사회적 분위기와 조선인의 삶이 자연 속에 어떻게 어우러졌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단순한 자연 묘사가 아닌, ‘사람이 살았던 풍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번에 보면 또 언제 직접 볼 수 있을지 모르니, 잘 봐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꼭 봐야 할 두 작품: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
● 《인왕제색도》 (1751년, 국보 제216호)
정선이 말년에 그린 작품으로, 평생 머물며 바라보던 인왕산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비가 갠 직후 산자락에 드리운 안개와 구름, 촉촉한 바위의 질감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먹의 번짐과 여백이 돋보이며, 자연의 기운이 그림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겸재는 이 그림에서 자신의 체험과 정서를 담담하게 녹여냈습니다.
관념적인 산수가 아닌, 실제 눈앞에서 본 자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포착한 그림이라는 점에서 진경산수화의 상징처럼 여겨집니다.
● 《금강전도》 (1734년, 국보 제217호)
정선이 금강산을 직접 유람한 뒤 그린 대작입니다.
산의 웅장함과 험준함을 직선과 곡선, 농담의 대비를 통해 웅장하게 그려냈고, 보는 이를 압도할 정도로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합니다.
한 폭의 그림 안에 금강산의 여러 명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한 것이 특징이며, 정선이 가지고 있던 자연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조선 산하에 대한 자긍심이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4. 겸재 정선의 삶과 화가로서의 자세
정선은 1676년 한양에서 태어났고, 1759년 8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양반 가문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회화에 재능을 보였고 도화서(조선의 궁중 화원 기관)에서 본격적으로 화가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는 조선 후기 회화의 흐름을 관념 중심에서 현실 중심으로 바꾼 인물입니다.
중국에서 유입된 이상적 풍경을 따라 그리던 당시 흐름 속에서, 정선은 조선 땅을 직접 보고 그리는 ‘실경산수’를 선택했죠.
그리고 여기에 조선적 미감과 철학을 입혀 ‘진경산수’라는 새로운 화풍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호 ‘겸재(謙齋)’는 ‘겸손한 집’이라는 뜻입니다.
정선은 그림에 자신의 이름이나 글을 남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스스로를 과시하지 않고 그림으로 말하겠다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말년에는 인왕산 자락에 머물며, 일상 속 자연을 묵묵히 관찰하고 그려냈습니다.
그의 그림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시대의 정서와 한 개인의 삶, 그리고 자연에 대한 철학이 담긴 깊이 있는 표현이었죠.
그림 자체가 그의 시였고, 사상이자 기록이었습니다.
마치며
정선은 당시 중국풍의 화풍이 유행하던 시기에도 불구하고, 그 흐름에서 벗어나 조선 땅의 실제 경치를 담은 ‘진경산수화’를 완성해낸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의 그림에는 단지 풍경을 그린 것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고, 그 안에는 조선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정선 자신이 살아낸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는 유명한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이면서도, 정선이라는 사람의 시선으로 조선의 자연과 그가 살았던 세상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주말에 전시를 관람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