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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대신 니체와 칼 포퍼의 일생을 사라 — 비판적 합리주의(Critical Rationalism), 입에 들어가는 것 보다 더 중요한, 머리에 들어가는 것

Futureseed 2025. 6. 30.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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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들어가는 건 신경 쓰면서, 머리에 들어가는 건 왜 무감각할까?

며칠 전 우연히 전원책 변호사의 말을 듣다가 가슴을 쿡 찔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대 애들이 책은 안 사고, 설렁탕이랑 짜장면은 아무렇지 않게 사먹는다. 칼 포퍼, 니체, 이런 책들을 사라.
수저 밑에 냅킨깔고 그러면서 입에 뭐 잘못들어가는건 걱정하면서, 머리에 뭐 잘못 들어가는건 겁 안나나”

 

음식에 몇 만원 쓰는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면서, 책에 몇 만원 쓰는건 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 생각해보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건 머리에 얼마나 좋은 내용을 채워넣고 사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의식적으로 좋은 내용을 머리에 많이 넣으려고도 가능하면 틈틈히라도 책을 읽으려고 하는데,
그런데 요즘은 뭔가 머리가 탁해지는 기분이 많이 듭니다..

 

경제, 재테크, 기술 등 다 돈과 업무에 도움이 되는 정보들로만 머리를 채우다 보니, 뭔가 공허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철학책을 안읽은지 좀 되서 그런걸까?

스스로의 인생에 대해 사색할 시간이 적어서 그런걸까?

 

둘 다 이겠지만 어쨌든 정작 내 인생의 방향을 잡아줄 나침반을 튜닝할 시간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쇼펜하우어랑 니체 책을 다시 꺼내서 읽고 있었었는데, 

우연히 전원책 변호사님의 강연 영상을 보고 칼 포퍼라는 사람에 대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칼 포퍼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지?"
사실 이름은 들어봤는데 제대로 찾아보고 읽어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오늘은 칼 포퍼를 공부해보고 내용을, 이렇게 한 번 정리해보려 합니다.


인물 기본 정보

 

이름: 카를 라이문트 포퍼 ( Karl Raimund Popper )

출생: 1902년 7월 28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빈

사망: 1994년 9월 17일, 영국 잉글랜드 런던

국적: 오스트리아(1902-1945) , 영국(1945-1994)


칼 포퍼의 생애

칼 포퍼는 1902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유대계 가정 출신이었던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학문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랐고, 철학뿐 아니라 수학, 심리학,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에서는 철학과 수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교사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과학적 사고와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해왔습니다.

 

1930년대 초반, 유럽은 극심한 정치적 혼란과 사상적 갈등 속에 있었습니다. 나치즘과 공산주의라는 두 이념이 대립하는 가운데, 포퍼는 이 양 극단 모두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됩니다. 그는 어떤 사상이나 이념도 절대적인 진리일 수 없으며, 모든 주장은 반박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게 되었고, 이는 그가 평생 주장하게 되는 철학적 기반이 됩니다.

 

제가 아주 매력을 느낀 부분인데요, 저도 이와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상이나 이념, 심지어 과학적인 사실도 절대적인 진리로 존재할 수는 없으며, 비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논리와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비판과 방어는 지식을 더 풍요롭게 한다고 믿습니다.

 

1934년, 『과학적 발견의 논리』를 출간하며 학계에 이름을 알리게 되며, 이 책은 기존의 귀납주의 과학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과학 이론이란 언제든지 틀릴 수 있어야 하며, 검증보다는 반증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후 나치의 탄압을 피해 뉴질랜드로 망명했으며, 2차 대전 이후에는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1994년에 타계했습니다.

 

 


대표 출간물

1934년에 발표한 『과학적 발견의 논리는 그를 과학철학의 선두주자로 올려놓았습다. 이 책에서 그는 기존의 과학적 방법론이었던 귀납주의—즉, 반복된 관찰로 일반 법칙을 끌어낸다는 방식—을 비판하며, 오히려 "어떻게 반증할 수 있는가"가 진짜 과학을 판별하는 기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945년, 그는 또 하나의 대표작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출간합니다. 이 책은 전체주의와 역사결정론에 대한 강한 비판이 담겨 있는데,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를 '열린 사회의 적'으로 규정하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이들 철학자들이 역사에 '필연적인 방향성'이 있다고 믿으며, 결국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상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봤습니다.

 

전쟁 이후 포퍼는 영국에서 정치철학과 과학철학을 넘나들며 활동했고, 20세기 후반 학문과 사상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비판적이고 열린 태도, 그리고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를 지식과 사회의 발전 동력으로 삼았습니다.

 

주요 저서

  • 『과학적 발견의 논리』(1934): 과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정의를 다시 쓰는 책. '반증 가능성'이라는 개념은 오늘날 과학철학의 핵심 용어로 자리잡음
  • 『열린 사회와 그 적들』(1945): 플라톤에서 마르크스까지의 사상을 비판하며, 민주주의와 자유사회의 철학적 기반을 설계
  • 『추측과 반박』(1963): 그간의 철학적 입장을 보다 일상적이고 응용적인 관점에서 정리한 책. 과학자나 철학자가 아닌 일반 독자에게도 적합한 입문서

주요 기여

업적과 영향력 포퍼의 가장 큰 철학적 기여는 과학철학 분야에서의 '반증 가능성' 개념입니다. 이는 과학을 단순한 데이터 누적이 아닌, 비판과 반박이 가능한 이론 체계로 바라보게 만든 전환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정치철학적으로는 전체주의에 대한 통찰과 경고로 깊은 울림을 줍니다. 그는 이상적인 유토피아를 앞세우는 모든 이념이 결국 비판을 억압하게 된다고 경고했고, 열린 사회는 언제든 자신을 의심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점에서 그는 현대 자유민주주의의 철학적 수호자라 불릴만 합니다.

 

또한 그는 '비판적 합리주의(Critical Rationalism)'라는 철학적 태도를 제시하며, 이성 중심주의와 상대주의 사이의 균형점을 찾고자 했습니다. 즉, 이성의 힘을 믿되, 절대화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이는 학문은 물론, 개인의 태도에도 적용 가능한 일종의 철학적 생활 규범으로 삼아도 될 좋은 내용입니다.


느낀점

칼 포퍼에 대해서 찾아보면서 '생각하는 방법' 자체를 다시 보게 만들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식인으로서 기꺼이 비평을 받아들이고 또 어떤 주류의 의견에 거스르더라도 틀린 것은 틀렸다고 비평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비판적 합리주의, 그리고 진리에 대해 열린 태도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칼 포퍼에 대해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싶어졌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시간을 내서라도 아래 책들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 『추측과 반박』: 가볍게 시작하기 좋다. 포퍼 사상의 핵심이 일상적인 언어로 작성되어있다고 함
  •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민주주의, 자유, 비판에 대한 철학적 기반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고전이라고 함
  • 『과학적 발견의 논리』: 과학 철학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는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단, 집중력과 사전 배경 지식이 조금 필요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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