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북극이 다 녹으면 지구가 잠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세 가지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 북극이 다 녹아도 해수면이 오르지 않는 과학적 이유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극 해빙 감소가 우리 날씨에 미치는 영향
- 최근 몇 년간 우리가 겪은 기상이변과의 연관성
북극이 다 녹아도 해수면은 거의 오르지 않는다
북극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 즉 해빙(sea ice)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얼음은 이미 자신의 무게만큼 바닷물을 밀어내고 있기 때문에, 녹아도 해수면을 거의 올리지 않습니다.
이는 아르키메데스의 부력 원리로 설명되는데요,
쉽게 말해, 얼음이 든 컵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얼음이 녹아도 물이 넘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실제로 북극 해빙은 얼마나 줄었나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의 위성 관측에 따르면,
1980년대 9월 기준 북극 해빙 최소 면적은 약 700만 km²였습니다.
2023년에는 약 410만 km²로 줄었고, 이는 약 41% 감소한 수치입니다.
2012년에는 역대 최소치인 약 340만 km²까지 내려간 적도 있습니다.
해빙의 면적뿐 아니라 두께도 얇아졌으며, 2년 이상 지속되는 다년생 해빙의 비율도 빠르게 줄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북극이 녹는 건 별일이 아닐까?
그렇지 않습니다.
북극 해빙은 지구 기후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표면은 태양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면적이 줄어들면 바다가 더 많은 태양 에너지를 흡수하게 됩니다.
그 결과 북극이 더 빠르게 더워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이를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해수면 상승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구조적인 기후 변화를 유발하고, 그중 하나가 제트기류 약화입니다.
북극 해빙 감소 → 제트기류 약화 → 기상이변
제트기류는 고도 10~15km 상공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한 바람대 입니다.
이 바람은 북극과 적도 간의 온도 차이에서 에너지를 얻는데요,
그런데 북극이 급속히 따뜻해지면 이 온도차가 줄고, 제트기류는 느려지며 경로가 불안정해집니다.
그 결과 특정 지역에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장기간 정체되기 쉬워지며,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나타납니다.
즉 제트기류가 충분히 강해야 북극의 차가운 기운이 갇혀있을 수 있는데,
이번 25년도 봄철에 눈이 내린 이유가, 제트기류 약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같혀있어야 할 북극의 차가운 기운이 4월에도 한반도까지 내려와 눈을 뿌린 것입니다.
또한 여름에는 북극에 있어야할 건조하며 차가운 기운의 기류가,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쳐 남쪽에서 올라오는 고온 다습한 기류와 만나,
기습 폭우와 많은 양의 강우가 단기간에 쏟아지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철 폭염과 폭우, 겨울의 이례적인 한파 등 모두 이와 연관이 있습니다.
실제로 2024~2025년 우리는 이런 날씨를 겪고있음
- 2024년 4월: 이례적인 눈과 한기
- 2024년 6~7월: 기록적인 폭우와 국지성 집중호우
- 2025년 여름: 연속된 폭염과 열대야, 반대로 일부 지역은 긴 장마
북극곰 개체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은 사실인가?
일부 지역에서 북극곰이 해안가나 인간 거주지에 접근해 먹이를 찾는 모습이 관찰되면서,
일각에서는 북극곰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여전히 북극곰을 멸종위기 취약종(Vulnerable species)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예컨대 캐나다 허드슨만 서부 지역 개체수는 1980년대 이후 약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북극곰의 사냥 기간이 짧아지고, 새끼 생존률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럼 해수면 상승은 어디서 오는가?
해수면 상승은 대부분 육지 위에 쌓인 빙상(ice sheet)이 녹아서 바다로 흘러들어올 때 발생합니다.
북극 해빙은 바다 위에 떠 있으므로 영향이 거의 없지만,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상은 완전히 다릅니다.
남극은 모두 녹을 경우 해수면은 최대 58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릴 수 있지만,
이미 매년 수백억 톤 규모의 얼음이 남극과 그린란드에서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 전체 해수면을 연간 약 3~4mm씩 상승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정리
- 북극이 다 녹아도 해수면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 하지만 북극 해빙 감소는 지구 기후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제트기류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이상기후를 유발한다. - 우리가 겪는 늦봄 폭설, 여름 폭우, 폭염, 겨울 한파 모두 북극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 해수면 상승의 핵심 원인은 북극이 아닌, 육지 위의 빙상인 남극과 그린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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